입맛 없을 때,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넘기기 좋게 먹는 경우가 있으신가요? 쉽게 삼킬 수는 있겠지만 이는 소화를 방해하는 일입니다. 입안에서 침과 음식물을 잘 섞고 잘게 부수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음식물이 빠르게 식도로 넘어가면서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니 소화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위 속에 있는 소화액이 물에 희석돼 두 번째 단계인 위에서의 소화 능력도 방해받습니다.
속이 조금 불편하거나 과음한 다음 날에 일부러 구토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구토를 하는 행위는 건강한 행동이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는 위에 치명적입니다. 알코올을 토해내고 나면 일시적으로 위가 편하게 느껴지고 술도 빨리 깬다고 느끼지만, 보호막이 없는 식도는 위산으로 범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반복될 경우에는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이 느슨해져서 위산이 쉽게 열류하고,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됩니다.
탄산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얹힌 느낌이 들 때 탄산음료를 쭉 들이키면 뚫린다고 생각하지만 오산입니다. 물론 탄산음료가 위에 있는 음식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아주 일시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소화가 안 될때마다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면 오히려 소화장애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구토와 마찬가지로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을 약하게 만들어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됩니다. 더군다나 탄산음료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배출도 증가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찾는 행동도 잘못된 것입니다. 우유가 쓰린 속을 중화시켜줄 거 같지만, 사실은 우유 속에 있는 칼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우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위산과 만날 경우 덩어리가 됩니다. 위는 이 덩어리를 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을 분비해야 합니다. 즉, 속 쓰림이 진정되는 듯 보여도 더 큰 속 쓰림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무심코 마시고 먹는 주변의 식음료들은 잘 먹으면 이롭지만 잘못 먹으면 독이 되는 것이 많습니다. 영양소가 가진 주요 특성을 이해하고, 제대로 알고 먹었을 때 우리 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일권장섭취량의 함정, 성분이 겹치는데 괜찮을까요? (0) | 2021.01.02 |
---|---|
'현대판 영양실조'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방법 (0) | 2020.12.31 |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 사람들 (1) | 2020.12.29 |
아메리카노는 간암을 예방해줄까요? (1) | 2020.12.28 |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을까요 (1) | 2020.12.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