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스트레스가 인생에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by 비앤피 2021. 1. 10.
728x90
반응형
SMALL

스트레스는 무조건 나쁜게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때문에 여러 병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폭식을 불러 체중이 늘기도 하고, 또 불면증에 불러 오기도 합니다.그런데 이 이야기를 완전히 뒤집는 엄청난 논문이 하나 발표됩니다. 2012년, 미국 마켓대학의 아비올라 켈러 박사는 3만 명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질문1) 지난 1년간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나요?
1. 거의 안 받았다.
2. 어느 정도 받았다.
3. 많이 받았다.
4. 아주 많이 받았다.
질문2) 스트레스가 우리 몸을 나쁘게 만든다고 생각하나요?
1. 별로
2. 어느 정도
3. 굉장히 나쁘게 한다.

연구팀은 이 두 질문에 대답한 사람들을 7년 이상 추적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사망 위험률 43%로 가장 높았던 그룹은, 지난 1년간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았다고 고른 사람 중에서 바로 스트레스가 내 몸을 굉장히 나쁘게 한다는 대답을 고른 그룹(질문2에서 4번, 질문2에서 3번)이었습니다. 반면에 사망 위험률이 가장 낮았던 그룹은 지난 1년간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았다고 고른 사람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별로 몸을 나쁘게 만들지 않는다고 고른 그룹이었습니다.(질문1에서 4번, 질문2에서 1번)

그리고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얼만큼 받았는지와 상관없이 사망률에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에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부정적으로 믿는 그룹의 사망률만 다른 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았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결국 스트레스 자체는 두렵거나 해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나의 생각, 태도,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순간 그 스트레스는 오히려 나에게 도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석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왜 스트레스가 무조건 건강에 나쁘다고만 알려졌을까요? 사실 과거의 스트레스 실험은 대부분 동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동물실험을 할 때 동물에게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와는 많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토끼에서 스트레스를 줄 때는 맹수 울음소리를 들려주거나 목을 꽉 조여놓았습니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보면 전쟁 속에 있는 위협감과 거의 비슷한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런 것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또 동물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지만 사람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즉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과 다른 영장류인 것이고, 인간에게 있어서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잊는 것'의 차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들을 만나면 꼭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고 계세요?"입니다. 다양한 대답이 나옵니다. 술로 푼다. 담배를 피운다,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등등이 있습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방법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일까요? 아니면 잠깐 스트레스를 잊는 것일까요? 물론, 일회성이라면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풀릴 수도 있습니다.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수다를 나눌 때 스트레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종료된 후 다시 스트레스 상황을 떠올렸을 때 그때 감정이 어떤가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사실 잠깐 잊고 지내는 것만으로는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 무거운 감정이 언제든지 다시 생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은 뭘까요? 바로 이런식의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려운 상황이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나는 지금 힘들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하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게 지나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로 감정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추', '성찰'을 통해서 감정이 달라지는 상태입니다. 반추라는 것은 본래 '소가 되새김질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의 반추란 '지나간 일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성찰이 일어나면서,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더라도 그 상황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고 내 마음이 좀 편해질 수 있다는 마음을 먹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잊는 것과 푸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분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고 계세요?"라고 물었더니, 그분이 대답하기를 "그냥 집에 일찍 가서 씻고 푹잡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져 있다면서요. 같은 생각을 다시 해봤을 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지기도 하고요. 바로 이것이 반추와 성찰이고, 진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공감과 위로가 이뤄진다면 성찰이 가능한,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됩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서 이런 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잠깐 잊는 행위를 한 것에 불과합니다.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마신 술이 과음으로 연결되어 다음날 숙취로 고통받는다면, 그 스트레스는 더욱 강하게 되살아날 것입니다. 문제에 관한 성찰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그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과정에 반드시 반추와 성찰이 함께 이뤄지도록 해보십시오. 스트레스를 더욱 건강히, 긍정적으로 관리한다면 한층 질 높은 일상이 될 것입니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