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에도 나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이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살아온 기간을 의미합니다. 이는 객관적이고 가장 명확한 의미를 가지며 그 숫자가 커질수록 세포 및 조직학적 관점에서 보면 향후 생존 기간이 줄어듭니다. 결국 나이를 먹을수록 인체의 세포는 점점 노화되어 결국 우리는 죽게 됩니다. 그러나 출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나이 외에도 다른 의미의 나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신 나이 혹은 정신 연령은 사고하고 행동하는 모습 등을 종합해 산출합니다. 정신 연령은 단순히 아이큐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큐가 높다고 해서 정신 연령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정신 연령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에는 선천적인 요소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후천적인 환경이 더욱 중요합니다. 가정뿐 아니라 사회 생활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 연령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나이보다 훨씬 어른스럽게 행동하거나 사고하는 사람을 보면 정신 연령이 높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정신 연령이 높다는 것은 칭찬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인체의 여러 조직을 대상으로 조직별 나이를 분석해 건강의 지표로 삼기도 합니다. 비교적 잘 알려진 조직 나이로는 뼈 나이, 피부 나이 그리고 혈관 나이가 있습니다. 사춘기 이전에 성장판이 닫혀서 키가 크지 않은 경우 그 원인으로 뼈 나이를 지목하기도 합니다. 또한 뼈 나이는 성조숙증과도 연관이 있어 치료 시기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피부 나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 갖는 대표적인 인체 조직 나이입니다. 피부가 젊다는 것은 탄력성이 있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반면에 피부 나이가 늙었다는 것은 주름이 있고 탄력성이 떨어진 피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피부 나이가 젊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혈관 나이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혈관 나이란 무엇일까?

혈관은 혈액이 흐르는 통로입니다. 혈관의 탄력성이 좋고 내부에 찌꺼기가 없이 자기 고유의 직경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 혈관 나이를 젊다고 말합니다. 반면 혈관벽이 돌처럼 딱딱해지고(석회화)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관벽에 죽종 혹은 플라그라는 기름 덩어리가 생겨 직경이 좁아지면 혈관이 노화됐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혈관이 노화될수록 뇌졸중, 심근경색, 말초동맥 질환 등을 포함한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증가합니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증가합니다. 혈관 나이는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를 의미합니다. 즉, 혈관 나이가 많다고 하는 것은 나이 많은 사람의 혈관 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심장 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대표적인 동맥 질환인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혈관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나이 40세인 사람의 혈관 나이가 60세라고 해보겠습니다. 이는 60세의 혈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60세 정상인들에게 나타나는 심장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기 또래의 사람들보다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ㅇ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혈관 나이가 자기 나이와 동일하게 나왔다면 또래에 비해 건강한 혈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